노무현 재단

주절주절 조회 수 920 추천 수 0 2009.09.24 17: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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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창립선언문


2009년 5월23일, 그날 이후 우리의 시간은 멈춰 있었습니다.

차마 떠나보낼 수 없어서, 그리워서,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해서, 우리는 지난 4개월을 기억과 추모의 심연에 깊게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다시 광장에 섰습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넘어, 살아남은 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몫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날 그 자리에서 눈물로 다짐했던 그 일을 시작하기 위해 우리는 다시 모였습니다.

 

그것은 시대와 정면으로 마주섰던 노무현 대통령의 위대한 도전을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한 번도 내려놓지 않았던 그 짐을 온전히 우리의 몫으로 짊어지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죽음으로서 다시 살려낸 그 희망의 불씨를 시대정신으로 계승하는 대장정의 첫걸음을 시작하려는 것입니다.

 

노무현 정신, 노무현 가치, 노무현의 업적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노무현이 맞닥뜨려야 했던 한계와 고민, 그럼으로써 유업으로 남긴 미완의 과제는 이제 온전히 우리의 책무입니다. 고민하고 모색하고, 사람을 모으고, 입을 열어 말하고, 함께 모여 실천하면서 우리는 그 길을 가려 합니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의 가장 큰 자산은 이름 그대로 노무현입니다. 그리고 노무현이라는 이름 위에 자신의 꿈을 함께 실었던 사람들입니다. 힘없고 가난하나 가장 맑고 순수한 영혼의 사람들, 바로 국민들입니다. 그 국민들과 함께 노무현의 도전과 좌절을 추진력으로 삼아 한발한발 사람사는세상으로 다가설 것입니다. 그곳으로 가는 이정표를 다시 놓을 것이며, 늘 그래왔듯 결국 민주주의가 이긴다는 또 한번의 증거를 역사위에 자랑스럽게 새길 것입니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듯이, 일직선이 아니라 굽이치며 흐르듯이 우리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직선의 질주가 아니라 휘고 굽이치는 고난과 시련의 장정일지라도 우리는 끝내 그 곳에 이를 것입니다.

 

있었던 것이 없었던 것이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 곁에 공기처럼 와있던 민주주의가, 남북을 넘나든 평화와 해빙의 기류에 걸었던 겨레의 염원이, 민생과 복지가 함께 이뤄지길 바라는 서민들의 절박한 비전이 없었던 것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로 인해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웠고, 그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민이었음이 행복했던 그 기억이 없었던 것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정말 그런 것이라면 뒷걸음치는 역사의 손을 잡아끌어서라도 다시 앞으로 내달려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깨어있고자 합니다. 그리고 다시 출발하는 오늘, 우리는 부끄럽게 고백합니다. 지금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기와 퇴행이 우리의 문제였음을 아프게 고백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던 처음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바보와 함께 꿈을 키우고, 바보와 함께 아름답게 패배하고, 그 패배를 밑천으로 뚜벅뚜벅 전진했던 그때의 노무현 정신으로 다시 광장에 섭니다. 그것은 ‘슬픔의 연대’를 ‘희망의 연대’로 바꾸는 일입니다. 추모의 저편에 대통령을 묻어두지 않고, 우리 안의 희망으로 다시 살려낼 것입니다. 노무현대통령이 죽음으로 죽음을 넘어섰듯 우리는 삶으로 다시 우리의 삶을 건설할 것입니다.

 

깨어있는 시민이 무너지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으면 역사도 전진합니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지금부터 우리는 온통 깨어있을 것입니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은 그 종지기 역할을 엄숙하게 자임합니다.


2009년 9월 23일

 노무현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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